제주도 바다에 가면 "휙휙" 소리가 들려요 마치 휘파람 같기도 하고 돌고래의 노랫소리 같기도 한 이것은 해녀들이 내는 '숨결'이에요. 신비로운 숨결은 제주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해녀들이 생생하게 느낄 정도로 난청이 일어나기 쉽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랜 세월 난청을 했지만 경제적 부담 때문에 소리를 포기했던 해녀들을 만나러 사랑의 달팽이가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해녀분들께 보청기를 제공하는 '신한금융투자 제주해녀보청기 지원사업 <숨비소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입니다!
*해당 사업은 11월 9일 실시되었으며, 실시 시 마스크 착용, 체온 측정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였습니다.슨비소리, 해녀들의 난청을 부른다?해녀가 수심 20m까지 내려와 턱으로 올라간 숨을 한계선까지 붙잡고 작업한 뒤 물 밖으로 나와 숨을 몰아쉴 때 '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하는 소리가 납니다. 해녀들은 이 '숨비소리'를 통해 빠르게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다시 물질을 하러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넓은 바다 앞을 재고 큰길을 따라 두 길을 들어가면 저승사자의 길이 왔다갔다 하는 해녀의 노래 '중휘잇' 소리를 낼 때마다 해삼과 전복이 가득합니다. 슨비소리는 해녀들이 가정을 일으켜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하는 고마운 소리이자, 어두운 바닷속을 뚫고 올라온 생명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사진의 출처: 해녀박물관(www. w.jeju.go.kr에서 해녀들은 깊은 바다 속에서 물질로 나올 때 수압의 차이로 인해 두통이나 귀에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반복하면 만성 두통, 관절통, 심지어는 난청으로도 이어집니다. 잠수 후 쉬지 않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몸을 혹사하는 것도 난청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해녀들의 고령화도 빨라져 제주도의 현직 해녀 중 89퍼센트 이상이 60세 이상이니까(제주도 현직 해녀 총 3,820명 중 60세 이상은 3,409명). 출처:제주해녀박물관)의난청문제가심각해질수밖에없습니다.
어르신들,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청력 검사는 해녀분의 정확한 청력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조용한 방에서 실시되었습니다. 대기실 분들은 '검사'를 하겠다고 하니까 긴장했는지 경직된 모습으로 앉아 계시더라고요.
청력 검사는 헤드셋을 장착하고 삐 소리가 들릴 때마다 손에 쥐고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검사입니다. 어머님들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요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한 번 설명했습니다만, 바로 재검사 방법을 물어보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던데요. 난청으로 귀가 멀어지면서 질문하시는 어르신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설명하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목소리도 커지면서 처음의 조용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이내 대기실은 떠들썩한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한 노인은 청력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던 사랑의 달팽이 직원에게도 들릴 정도로 큰 소리가 헤드셋 밖으로 새어 나오는데도 버튼을 누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난청이 심하다는 뜻일 겁니다. 그동안 소리를 듣지 못해서 얼마나 큰 불편을 겪으셨을까요?
"옛날 들었던 아이 손의 이야기를 또 물어보세요"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녀의 일을 하던 분들의 인생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어려서부터 어머니도, 할머니도 해녀 일을 하면서 가정을 부양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배운 게 해녀 일이었어.살아가기 위해 물질을 배우고 그것이 생업이 되어버렸다.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서너 시간 바다와 싸워 오로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 속에서 힘들게 일했다. 아픈 줄도 모르고 일만 했더니 나이 들어 더 이상 물질을 할 수 없게 됐다.물질을 끊을 무렵, 아이들 전화 소리도 희미하게 들리고 주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보청기를 많이 쓰라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보청기를 끼고 예전에 들었던 아이들의 목소리, 손자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원래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귀가 안들리니까 오해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지고 배려심이 없어지는 내 모습이 점점 싫어지는 거야. 그래서 집에 있다가 성격도 어두워져서 아이들이 걱정했어. 예전의 내 성격을 되찾으면 아이들 걱정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건강이 나빠지는 줄도 모르고 평생을 돌본 엄마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불편을 말씀하실 때도 오로지 아이 걱정뿐이었는데. 그 깊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이번 '숨비소리' 보청기 지원 사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하늘과 바다가 도운 숨소리
청력 검사가 끝나면 보청기를 만들기 위해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사람마다 귀 안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실리콘으로 귀를 뚫은 후 그 모양대로 보청기를 만들게 됩니다. 귓속에 솜뭉치를 먼저 넣고 실리콘이 고막까지 닿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한 후 주사기에 실리콘을 넣어 귓속에 쏙 주입합니다. 그 광경이 신기한지 노인은 귀를 뗀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어르신들에게 인기만점이었던 귓속말, 이렇게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귀 모양에 맞는 보청기가 만들어지면 다시 사랑의 달팽이가 제주도를 찾아 어르신들에게 전할 예정입니다. 해녀분들이 자녀와 손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환하게 웃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겠지요!
해녀분들을 만나는 내내 제주도의 날씨는 아주 맑고 맑았습니다. 마치 제주의 하늘과 바다가 해녀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것을 기꺼이 돕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사진으로 이렇게 남길 수 있었습니다.
돌하르방도 마스크 썼어요~!숨비소리는 해녀가 잠수 끝에 물 밖으로 나와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이기도 하지만 뱃사람(함께 바다에 들어가는 동료 해녀)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힘들게 깊은 바닷속을 헤엄쳐도 물밖으로 나가면 숨결로 서로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소리를 듣는 것은 상대방과 마음을 주고 받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구요. 그리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위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이번 숨비소리의 보청기 지원을 통해 제주 해녀분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소리와 마음을 지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